목숨을 건지다(5)
하나님께 서원기도를 하여 목숨을 건졌어요
하느님은 알았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인 하나님을 처음 부른 건 32세에 막내를 출산하면서였습니다. 큰아이를 제왕절개로 낳았기 때문에 둘째 아이도 같은 방법으로 낳아야 했지요. 간호사가 마취 주사를 놓기 위해 제 팔을 침대에 묶었을 때 저는 자연스럽게 잠깐 병원 천장을 올려다보게 되었는데 그 때 문득
‘내가 살아서 저 얼룩진 천장을 다시 볼 수 있을까?’
란 의문이 생기면서 이 수술에서 내가 죽을 수도 있다는 직감이 밀물처럼 밀려드는 거예요.
‘그러면 아기들은, 아기들은 어떡하지?’란 질문 앞에 ‘안돼!!!’하면서 나도 모르게 하나님께 서원 기도를 올렸는데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저 좀 살려 주세요. 살려 주시면 밑져야 본전이니 제겐 너무나 낯선 서양인에 불과한 예수님 한번 믿어볼랍니다. 핏덩이 어린 아기도 키워야 하고 이제 세 살 짜리 큰아이도 키워야 하니 하나님, 제발 살려주셔서 제가 어미로서의 소명을 다하게 하소서." 라고요.
정말 노한 파도와 같이 제 생명을 위협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 것도 두 번이나.
제가 그 무렵 만성 기관지염으로 늘 목에 가래를 달고 살았는데 수술을 하면 치명적인 가래가 더 생기곤 했었어요. 그래서 생살을 찢어 꿰매놓은 상처의 실밥이 터질 정도로 일부러 기침을 해서 24시간 가래를 뱉어내야 했어요. 기침으로 인해 금방 수술한 배가 너무나 고통스러워서 꾀를 좀 부렸더니 그 가래가 딱딱한 돌 같이 굳어서 저의 숨구멍을 막고 죽어라 죽어라 하고 목을 조른 겁니다.
하마터면 사망할 뻔했고 이제 개업한 지 얼마 안된 그 산부인과 병원은 문을 닫을 뻔했다고 의사선생님이 드러내놓고 저를 원망하더라구요. 한마디로 수술 후유증으로 질식사할 뻔한거죠. 그런데! 그 일촉즉발의 위기는 철저한 하나님의 계획하심이었다는 걸 이젠 알 수 있답니다. 왜냐하면 그 의사선생님은 제 주치의가 아니었으며 그 날이 주일만 아니었더라도 저는 그런 위기를 만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평소에 큰 개인병원 산부인과를 다녔는데 막내의 출산일이 그 병원 휴무일이이었고 주치의님은 병원으로 복귀할 수 없는 먼 장소에 계셨기 때문에 다른 병원에 갈 수밖에 없는 형편이었는데 몇군데 종합병원에 가니 병실이 없어 아무리 side money(옆구리돈)를 찔러줘도 입원이 불가능했지요. 양수는 벌써 터지고 아기는 나올려고 점점 태동이 심해지는데 몸을 풀 병원이 없어 난감하기 그지없는데 번개처럼 한 생각이 스쳤으니 주일에도 유일하게 병원문을 연다는 동네 의원이 생각난 것입니다. 그것도 우연히 전해준 학부모의 말을 통해 안 사실이었지요. 그래서 위기 대처 능력과 장비가 불완전한 왕초보원장이 있는 동네 의원에 가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하나님께서 이리저리 저를 포위하셔서 막다른 골목으로 몰고 가신 후 “너 예수 믿고 살을래? 아니면 죽어서 비극의 여주인공이 될래?”하고 취사선택을 명령하신 셈입니다. 크크, 그 때 예수님을 믿어보겠다고 서원기도를 한 저는 참 현명한 선택을 한거죠.
그 때 죽었으면 지옥 갔는데 아이구 끔찍해라. 그리고 힘들게 벌어놓은 내 재산 남편이 새장가 들어서 다 써 버렸을 텐데...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의사가 땀을 뻘뻘 흘리며 가로 뛰고 세로 뛰며 저를 괜히 받았다고 노골적으로 원망하면서 갖가지 처방을 해서 겨우 살았는데 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몇 초만 늦었어도 아주 불행한 일이 생겼을 거라고 하시더군요. ;^-^;
위기에서 빠져 나온 저는 제 몸을 추스리기에도 바빠서 하나님을 까맣게 잊어버렸지요. 쯧쯧...
(6)편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