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물긷는 이
새벽에 물 긷는 이
여러분들 집에 새벽에 일찍 일어나 사랑하는 가족들이 하루 동안 먹을 맑은 우물물을 길어 오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새 날 새 아침은 날마다 우리 집의 손님으로 찾아옵니다.
주인장을 생각하여 곱게 머리 빗고 가장 정갈한 옷을 골라입은 신선한 손님으로 말입니다.
그러나 우린 그 손님을 얼마나 문전박대하며 홀대하고 살았는지...
생명의 근원인 동네 우물물에 가서 제일 일찍 새 물을 길어오는 어머니의 모습을 가장 사랑했습니다.
새벽의 여명빛을 받고 평생 화장이라곤 거의 해 본적 없는 투명한 얼굴로 걸음을 걸을 때마다 출렁거리며 몇방울씩 흘러내리는 물동이의 가장가리를 훔치며 오시는 어머니가 너무 아름답고 신선해서 이웃집 배꼽친구와 저는 각자의 어머니를 졸라서 7살 체구에 맞는 작은 물동이를 하나씩 선물 받았습니다.
얼마나 기쁘던지! 두 여자아이는 당장 우물물을 길어 실습을 했는데 둘 다 첫 하루 처음 실습 때 그 예쁘고 앙증맞은 동이를 떨어뜨려 깨 버리고 말았습니다.
두 어머니는 유쾌하게 웃으며
"더 크거든 길어라..."하고 격려해 주시던 기억이 납니다.
오늘 새벽 기도때 그 동안 쌓인 피로로 인하여 입안이 헐고 목이 부어서 그 좋아하는 찬송도 못부르고 기도도 묵상으로 드리는데 문득 제가 빈 동이를 가져와서 주님이 주시는 은혜를 받아가는 심상이 떠올랐습니다.
아하!!!!
내가 우리 가족들에게 먹일 하루치의 은혜를 구하러 왔고 그 은혜를 받아가는구나!
은혜의 새우물물은 날마다 길어야겠구나.
가족들이 목마를 때 마실 우물물이 없다면 얼마나 곤고할까?
저는 마음속으로 제가 받을 수 있는 최대한의 큰 동이를 그리고 그 동이에 주님께서 은혜의 생수를 가득채워주기를 성심으로 기도했습니다.
그리곤 우리가족들이 오늘은 목만 축일 뿐만 아니라 샤워도 할 수 있겠구나... 기뻐하며 돌아왔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직 잠들어 있는 새벽, 찰랑찰랑 은혜의 우물물을 한동이 이고 돌아오자 별것도 아닌 일로 한동안 데면데면하던 동역자가 축복하며 하는 말
"당신은 이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색시야!!!"
아, 저는 새벽마다 물긷는 가장 예쁜 색시,
가장 아름다운 어머니가 되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