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다싱 시리즈1. 진리에 목마른 소년(1)
태양빛은 숲의 그림자와 어우러져 수도승의 노란 승복에 표범 무늬를 찍어내고 있다. 가부좌를 튼 늙은 사두의 발치에 앉아있는 소년 선다싱은 진리에 목마르고 확실성과 지식에 잔뜩 굶주려 있다.
소년의 가정은 독실한 시크교도중에서도 명문가인 싱Singh(사자)의 가문이었고 당연히 소년은 독실한 시크교도이며 시크교의 경전인 그루그란트 사히브(Guru Grantb Sabib)를 모두 암송할 만큼 영적으로 수련되어 있다. 그러나 그는 마음의 평안을 찾을 수 없다.
늙거나 젊거나 어느종교의 사두이냐를 막론하고 이 소년의 영적 목마름을 해결해 준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못위에 누워있거나, 나무에 거꾸로 매달려 있거나, 여름 뙤약볕에 다섯개의 불 옆에 앉아 있거나, 6년동안 말한마디 안하는 침묵의 수행자나, 히말라야의 산속 동굴에서 은둔과 명상으로 평생을 사는 늙은 라마승이거나, 이 세상의 그 누구도 소년이 구하는 평안을 해결해 주지 못했다. 그들은 말했다. 마음을 비워라, 속세를 떠나라, 감정과 욕망이 사라지게 하라.
하지만, 산속에 들어간다고, 세상을 등진다고 평안이 임하는가? 산속 동굴에 앉아 있어도 세상이 따라와 함께 앉아 있는 것을...그리고 감정과 욕망이 사라지면 존재의 껍데기와 허무만이 남지 그게 평안인가?
수도승들에게조차 평안이 없음을 고백받은 소년은 진리에 목이 말라 몸부림쳤다.
아이러니하게도 선다싱의 아버지는 아들을 장로교에서 운영하는 미션스쿨에 입학시켰다. 시크교도의 학교가 10리나 떨어진 먼 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하하, 아버지의 이 판단에 하나님이 크게 개입하셨다는 걸 까맣게 모르면서...
아시는 대로 1857년~1943년까지 86년간 인도는 영국의 식민지였다.
그 당시 인도인들에게 기독교는 조국의 자유를 유린하고 찬탈한 침략자의 종교에 불과했다. 식민지 백성이 침략자인 영국의 종교를 믿는 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었고, 한마디로 미치지 않고는 불가능한 행위였다. 조선인이 신령과 진정으로 일본의 신사참배를 하는 일과 마찬가지로 미친 행위일뿐만 아니라, 비약하면 동족과 조국을 배신하는 일이었다.
평소에 예의바르고 조용한 소년 선다싱은 예수님과 십자가를 전하는 선생님들에게 참았던 화를 폭발시켰다.
"침략자 주제에, 뭐 우리 시크교가 거짓 종교이니까 참종교인 기독교를 믿으라구? 예순지 뭔지를 믿으라구? 이것들이 나라를 송두리째 집어삼키더니만 이제 우리의 정신까지 세뇌시키겠다구? 너 선생이고 뭐고 오늘 내 손에 죽어봐라"
하며 선생들에게 돌을 던지고 욕을 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입에 거품을 물고 길길이 날뛰며 성경을 불태워 버렸다.
-2부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