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와 말하고 싶어 미치겠다.
볼일이 있어 일찌감치 퇴근하였다.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너무 피곤해서 막내에게 "막내, 엄마 선물 좀 줘잉" 했더니 "무엇을 원하세용?" 하기에 "청소" 라고 답하니 집안도 깨끗이 치워져 있겠다, 피곤하겠다 대충 씻고 얼른 자리에 누웠다.
생각 같아서는 달콤한 토막잠을 자고 싶은데 잠이 안온다. 잠이 안오는 이유가 있다. 누군가의 초대에 'NO'라고 얘기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기분이 상하지 않게 전달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고 답을 줘야 하기 때문이다.
에니어그램 유형중 5번째, 관찰자 스타일의 나는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였다.
"그날 출근합니다."가 답이었다. 현답은 아니지만 전하고 나니 속이 다 시원하다.
거절하고 기쁜 경우도 있구나 싶다.
케네스 해긴 목사님에 의하면 하나님의 인도는 보통 내적 증거의 방법으로 온다고 한다. 내 안에는 육과 혼과 영이 있는데 육과 혼의 생각을 멸하면 영만 활동하게 된다. 이 때 기도하면 성령께서 인도하는 기도를 올릴 수 있고 하나님의 인도를 받기에 적당한 환경이 되는데 내적 증거란 한마디로 저절로 아는 것이다. 직감이나 직관이라고 해도 좋으리...
그동안 내적 증거를 무시하고 치른 댓가가 어떠한 것을 알기에 'NO'라고 이야기 했다. 초대가 영 불편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러고 났는데...
누군가에게 말을 하고 싶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의 베스트 프렌드는 미국에 있어 지금은 한밤중이기 때문에 전화를 걸면 안되었다. 다른 친구를 떠올렸다. 마음문이 닫힌다. 다른 친구도, 다른 친구도...
"하나님, 누군가와 말하고 싶어 미치겠어요."
"나한테 하렴"
"(형식적으로 짧게) 네에~~ 어쩌구 저쩌구~~~"
"하나님, 그래도 말하고 싶어 미치겠어요. 누군가가 제게 전화를 걸게 해 주세요." 그 때 전화벨이 울렸다. 자동차 보험 만기가 되어 걸려온 단골 매니저에게 걸려온 전화였지만 반갑게 전화를 받았다. 하하~~ 말을 하게 돼서...
그러고 나서 이번에는 속마음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전화가 걸려오길 바랬다. 5분이 지나도 안온다. 에라~~ 내가 걸었다. 나를 세워줄 영적 사명을 띠고 있는 써포터님께 걸었다. 사적인 전화를 받을 상황이 아니라 형식적인 인사만 하고 끊었다.
답답했다.
블로그 앞에 왔다.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한 개도 채 못달았는데 영적 써포터님으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아까의 초대건과는 사뭇 다른 마음속 이야기를 하고 나니 오랫만에 웃음도 나오고 마음의 평안도 회복되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