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는다는 건 부딪치는 것이다.
돌아서다 모서리에 부딪치고
문을 닫다 문틈에 찧이고
원치 않는 곳에 몸이 먼저 가는 것이다.
눈이 눈썰미를 잃는 것이다.
늙는다는 건 부딪치지 않는 것이다.
애써 표현하지 않고
애써 주장하지 않고
애써 붙잡지 않는 것이다.
늙는다는건
한 줌 흙으로 쌓이기 위하여
몸을 조금씩 덜어내는 것이다.
홀가분히 본향에 가기 위하여
영혼의 짐도 하나씩 내려 놓는 것이다.
늙는다는 건
본향에 가까워진다는 것이다.
버선발로 달려나와
안아주실 주님은
늙을수록
가슴에 훈풍불어 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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