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연가
Ⅰ
내가 불같이 진달래 아름다움 먹고
다리를 비틀린 풍뎅이같은 꼴을 하고
푸른 보리밭 속에서는야 미쳐
배고픈 달빛 쏟아져 울음 우는 바다,
잠드신 밤하늘 엄니 얼굴에
뜨거운 여름 소내기 소리
그대 잠을 깨게 하든가
불같이 펄럭이게 하든가
불같이 불같이 살아나는
나의 진달래 바람
타거라 다 타오르거라.
Ⅱ
내가 햇살처럼 밝은 동녘
님의 부름 받고
이제 막 바람 일렁이는 숲 속에서
코뚜레를 꿴 송아지 같은 꼴을 하고
그대 그림자 자로 재든가,
물소리 밝은 하늘아래
고운 황금 보리밭
바람 타는 머언 터전을
징소리 숨찬 노랫가락 고개넘어
지는 해로 떠돌며
사시사철 몰래 타거라.
다 타오르거라.
내가 불같이 어둠 사룰 때까지.
198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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