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꿈과 행복은 10대에 결정된다
딸아, 요즘 엄마는 너에게 할 말이 참 많단다.
마주 앉아 이야기를 하면 너는 잔소리로 들을 것이고 너와 나 사이는 또 다시 서먹서먹해질 것이다. 그래서 이야기의 실마리를 어떻게 풀까 고민하다가 이렇게 교지에 쓰기로 했다. 너의 잘잘못을 고발하려는 것이 아니고 엄마가 진심으로 너의 행복을 원하기 때문에 가슴으로 하는 이야기니까 너도 마음 깊이 새기며 들어주길 바란다.
현재 아주대학교 교수이며 심리학 박사인 이민규 님이 네 또래의 자녀를 키우면서 엄마와 너처럼 대화 후 관계가 서먹해지는 것에 대한 대안으로 메일이나 글을 써서 주었는데 그 글을 모아 발간한 책이 ‘네 꿈과 행복은 10대에 결정된다’거든.
그 책에 엄마가 너에게 하고픈 이야기가 상당수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책의 내용을 곁들여 이야기하는 것이 효과적이라 생각되어 책소개도 함께 하마.
무신론자요, 신 없이도 당당하고 패기만만하게 살았던 엄마는 목숨이 두 번이나 위태로워진 가운데 너를 출산하면서 유신론자가 되었고 그 때부터 엄마의 인생은 크게 변화되었지.
한국의 성인들에겐 조상 대대로 집단 유전된 남아선호사상이 있어 보통사람인 엄마도 당연히 아들을 바랐지만 유난히 얼굴이 희고 자태가 고우며 건강한 둘째 딸을 보내주신 창조주께 성심으로 감사를 드렸단다.
큰아이 때는 새생명이 탄생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가슴이 벅차고 어린생명을 잘 키워야 한다는 소명의식에 늘 긴장하고 깨어 있었지만 둘째 아이인 너를 키울 때는 육아에 대한 학습이 되어 있기도 했고 네가 순하게 잘자라 주어서 엄마는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너를 키울 수 있었단다.
맞벌이 부부의 둘째딸로 태어난 너는 네 살 때부터 종일반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여 집단생활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지. 잘 먹지 못하고 자다가 자주 놀라 깨어서 울고…. 딸아, 정말 미안하다. 엄마가 그 땐 그 걸 몰랐단다. 육아 비용이 절약되는 것만 생각했지 어리디 어린 네가 집을 떠나 집단생활에 적응하기가 얼마나 힘들었을까를 생각지 못했었단다.
그래도 너는 희고 갸름한 얼굴에 얇은 눈꺼풀의 예쁜 비둘기 눈을 한 사랑스럽고 상냥한 아이로 잘 자라 한국 노래, 중국 노래, 일본 노래 불문하고 몇 번 들으면 술술 부르고 엄마랑 대화가 아주 잘 통해서 몇 시간씩 대화해도 늘 신바람이 났지. 5살부터는 군더더기 하나 없이 동시를 쓰고 이야기도 잘 지어 참으로 사랑스럽고 귀여운 딸로 누구나 인정했고 모두들 너에게 만족했단다.
너는 스타여서 주위 친척들도 너 같은 딸 하나 낳는 게 소원이었지. 그래서 막내 외숙모는 신기하게도 너를 닮은 예쁜 딸 윤정이를 실제로 낳았잖니?
근데 딸아! 우리 툭 터놓고 이야기 좀 하자.
초등학교 4학년 때 네가 학원 종합반에 다녔는데 그 날이 시험을 며칠 앞 둔 토요일이라 학원선생님이 너에게 보충수업을 하자고 하자 너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안간다고 하더니 몇 번 가라고 하는 나에게 강하게 반발하며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보자.”하고 이를 뽀드득 갈았지. 그 때 엄마는 처음으로 너한테 충격을 받았어. 그래도 한편 어린 것이 너무나 당돌하여 오히려 사랑스럽게 여기고 넘어갔었지.
그 이후로 무난히 지내더니 중학생이 된 후 몇 달이 지나자 네 얼굴에 그늘이 지고 마음에 수심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더니 하루는 결국 학교 가기가 싫다하여 엄마가 출근길에 허둥지둥 학교에 가 선생님을 만나 뵈니 점심시간에 학교 급식도 마다하고 라면으로 때우고 혼자 책상에 엎드려 있곤 한다고 해서 친구간에 문제 있느냐 했더니 아니라고 하고 너한테 왜 기운이 없냐고 물어도 그냥 학교 가기가 귀찮고 싫다고 해 엄마의 가슴이 쿵하고 땅바닥까지 무너져 내렸지.
그렇게 상냥하고 재기발랄하여 친척간에 이웃간에 모델이었던 내 딸이 언제부턴가 사람들 얼굴도 똑바로 마주보기를 힘들어하는 것을 보고 엄마는 무엇이 너를 그토록 힘들게 했을까 돌아다보았지.
초등학교 고학년 이후로 언니와는 달리 임원도 공부도 뜻대로 되지 않았던 많은 경험들이 우리 막내딸을 정말 힘들게 했구나.
아무도 네가 그렇게 힘들게 되도록 너를 도와주지 못했구나. 너의 마음을 북돋워주기 위해 많이 안아주고 조금 잘해도 크게 칭찬해주려 애쓰며 기도도 많이 했는데….
해마다 바뀌는 담임선생님들께 내 딸에게 조금이라도 잘하는 부분이 눈에 뜨이시거든 오버할 정도로 크게 칭찬 좀 해 달라고 부탁하면서…. 그렇게 해서라도 내 딸이 자존감이 높아지고 재기발랄한 자신의 향기를 되찾길 바랬지.
근데 마주쳐주는 손뼉의 메아리는 어디에서도 들려오지 않았고 엄마도 너도 현실과 많은 조율을 했지.
아직도 많이 갑갑한 현실이지만 딸아!
요즘 엄마가 너에게 ‘네 꿈과 행복은 10대에 결정된다’란 책을 읽어보라고 한 이유를 말하고자 한다. 아울러 이 책의 저자인 심리학자 이민규 박사가 네 또래의 자녀를 키우며 삶의 바다에서 건져 올린 귀한 아포리즘(깊은 체험적 진리를 간결하고 압축된 형식으로 나타낸 짧은 글)을 너의 것으로 재창조하여 새로운 너의 모습을 보여주길 원한다.
우선 엄마는 내 딸이 이 책을 읽고 남을 칭찬할 수 있는 소녀가 되었으면 한다.
친구는 물론 네가 보기에 강해 보이는 엄마나 아빠, 선생님, 웃어른들도 실은 칭찬을 받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선생님, 저를 위해 얼마나 애쓰시는지 알아요.”라고 한마디 해보렴. 잘 안되면 연극대사라고 생각하고 말이야.
그 다음 엄마는 내 딸이 이 책을 읽고 너의 본업인 공부에 대해 다르게 생각했으면 한다. 우선 내 딸은 ‘공부는 재미가 없고 괴로움의 근원이다’라는 명제에 많이 동의하고 있는 것 같다. 이 것은 마이너스 사고방식과 행동으로서 너의 잠재력을 상당히 깎아먹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실제로 너는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소리치고는 1시간 공부하고 나면 3시간 이상을 TV보고 게임하며 놀고 있다. 왜? 노는 게 더 재미있으니까. 엄마 말이 맞지? 마이너스 사고방식과 플러스 사고방식에 대한 일화를 소개할테니 들어봐.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한 소년이 거대한 쇠기둥을 용접하고 있는 세사람에게 다가갔대. 첫 번째 용접공에게 “지금 무엇을 하고 계세요?” 라고 묻자 그는 퉁명스럽게 “보면 모르냐! 먹고 살기 위해 이 짓을 하고 있다.” 라고 대답했지.
두 번째 용접공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지. 그는 여전히 귀찮은 표정으로 “쇳조각을 용접하는 중이잖니?” 라고 대답했어.
세 번째 용접공에게 소년이 다가가니 그 용접공은 고개를 들고 환한 미소를 짓더니 “세계에서 가장 멋진 다리를 만들고 있단다.” 하더란다.
딸아, 이 세사람 중 누가 가장 성공한 사람이 될 것 같니?
이 세사람의 다른 점은 무엇일까? 그건 바로 삶의 질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사고방식과 행동이 삶의 질을 어떻게 결정하는지 볼까?
용접공 셋의 잠재력은 같다고 가정할 수 있지. 왜? 그들의 직업이 같으니까.
y(삶의 질)=a(잠재력)±b(플러스, 마이너스 사고방식과 행동)이라는 등식이 성립할 수 있겠지.
첫 번째와 두 번째 용접공의 삶의 질을 수치화해 볼까?
y=a(10)-b(7)=3
이번엔 세 번째 용접공의 삶의 질을 수치화해볼까?
y=a(10)+b(7)=17
이쯤 되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느냐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겠지?
엄마는 내 딸이 이제 3시간 공부하고 한시간 쉬는 플러스 사고방식과 행동을 했으면 한다. 금방 안되겠지만 조금씩 플러스의 시간을 늘리고 마이너스의 시간을 줄이며 연습해보렴.
그 다음으로 엄마는 내 딸이 이 책을 읽고 ‘세살 버릇 열다섯살에도 고치기’를바란다. 학교 갔다가 늦은 시간에 귀가하면 배가 많이 고프지? 이 때 내 딸은 밥을 성급히 차려 거실 테이블에 올려놓고 100% TV를 보며 먹는다. TV를 켜면 특별한 이유 없이 그 다음이 궁금해지고 계속 쳐다보게 되어 시간을 낭비하고 공부나 중요한 일의 스타트 시간을 놓치게 되어 대부분 무기력한 시간을 보내게 되고 그 시간은 오늘과 같은 지루한 내일로 이어지게 된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새로운 내일을 만들 수 있을까?
딸아, 밥 먹으며 TV를 절대 켜지 말자. 맞벌이 가정이라 늘 맞닥뜨리는 침묵이 싫으면 TV대신 오디오를 들으며 피로를 잠깐 풀어주고 내일을 위한 일을 시작하자. 내일을 위한 일에 욕심을 내자.
한 과목이라도 예습을 해가서 선생님이 질문하실 때 한번이라도 대답을 척!하자.
누가 알아주던 말던 네 기분이 얼마나 상쾌하겠니?
공부할 때는 어떤 분위기에서 하면 좋을까?
한 심리학자의 실험에 의하면 물속에서 기억한 것은 물 밖에서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해. 즉 공부는 시험 볼 때와 비슷한 분위기에서 해야 시험 볼 때 기억이 잘난다는 결론이지. 즉 책상에 앉아서 입력된 지식은 시험장의 책상에 앉았을 때 출력이 잘된다는 이야기야. 시험 볼 때 TV, 음악 안틀어주잖니?
그리고 네 방과 책상이 어질러지지 않도록 해라. 그 건 네 정신이 산만하다는 증거가 되니까. 정리정돈은 자신을 사랑하게 되는 참 좋은 습관이란다.
그리고 너를 향한 질문의 습관을 반드시 바꾸기 바란다.
“나는 왜 이렇게 못났지?”하지 말고 “내일을 위해 무엇을 할까?”로 질문을 바꾸자.
거울을 보고 “내 코는 왜 이 모양이지?” 하지 말고 “내 피부는 정말 근사해.” 하고 너를 향해 진심으로 미소를 지어라. 딸아, 오늘을 달리 보내면 내일 너는 다른 사람이 된다. 이제 낡은 습관을 버리고 다르게 지내자.
네 번째로 내 딸이 이 책을 읽고 불평등의 원리, 즉 파레토의 법칙을 깨닫길 바란다. 지금부터 100년 전 이탈리아의 경제학자인 빌프레도 파레토가 영국의 부와 소득의 유형을 연구한 결과 전 인구의 20%가 전체 부의 80%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는데 다른 어떤 나라를 조사해도 이 80/20은 달라지지 않더라는 것이다.
이 법칙을 파레토의 법칙이라고 하는데 이 법칙을 시험에 대입하면 ‘시험문제의 80%는 핵심 지식 20%로 해결된다.’란 명제가 성립하지.
지금 내 딸이 공부에서 상위 20%의 우등생이 아니라고 해서 절대 실망하지 말아라. 엄마는 내 딸이 장차 우리나라의 20%안에 드는 작가가 되길 바란다.
5세 때부터 시를 짓고 이야기를 짓고 샘솟는 창의력으로 시공을 독수리처럼 날아다녔던 너! 그게 바로 하나님이 너에게 주신 가장 귀한 선물이라는 것 알고 있겠지?
지금 이리저리 짓눌려서 그 능력이 안나온다고 실망하지 말아라. 교내외 글짓기 대회에서 입상 경력이 없다고 결코 실망하지 말아라.
큰 그릇은 만들어지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게 마련이란다. 한자어로 대기만성(大器晩成)이라고 하지.
혹 작가가 못된다고 해도 너는 성격이 꼼꼼하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탁월하니 반드시 사랑받는 여성이 될거다. 그래서 행복한 상위 20%가 될거다.
다섯 번째로 나는 내 딸이 이 책을 읽고 ?(물음표)와 !(느낌표)를 사랑하고 교과서를 재창조하는 것을 즐기길 바란다.
내 딸이 수업을 시작할 때는 강력하게 ?을 던져 궁금해 하고 끝날 때는 해답을 얻고 !를 날리며 새로운 지식을 얻고 즐거워하기 바란다. 수업시간에 !을 얻지 못하면 얻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길 진심으로 바란다.
그리고 공부할 때 교과서를 너만의 방법으로 재창조하기 바란다.
교과서의 내용과 연계하여 선생님의 강의나 참고서, 인터넷, 문제집 등으로 새로 알게 된 지식을 정리하여 옆의 여백에 예쁘게 정리해서 써보고 여백이 모자라면 포스트 잍 등을 첨지하여 기록하는 습관을 들여 너만의 교과서를 재창조하길 바란다. 시험보기 전에 재창조된 교과서를 한번 스윽 보면 시험 준비 완료!
과목에 따라 교과서의 재창조가 아닌 요점 정리용 메모장을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 되고 엄마가 많이 사용하는 공부 방법이라는 것도 말하고 싶다.
딸아, 이 책을 읽고 변화될 너는 다시금 우리 집안의 모델이 되고 모두들 너 같은 딸 두기를 소망하게 될거라 믿는다. 아침마다 교문 앞에 너를 내려주며 너의 즐겁지 않은 표정을 살피는 엄마의 마음이 가벼워지길 바란다.
딸아, 너를 믿는다. 이 책이 너를 멋있게 변화시켜 주리라 믿는다.
2005. 9. 27.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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