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의 언덕>/묵상글

아름다운 것들

소망의 언덕 2006. 5. 26. 12:06

  세상에서 가장 당황스런 장소가 어디냐고 묻거든 저는 주저없이 노래방이라 답하겠습니다.

어쩌다 노래방 갈 일이 생길 때마다 어려운 숙제하듯 정신이 아득해져서 이 세상에 있는 노래는 도무지 하나도 모르는 것 같은 공황상태에 빠집니다.  남들은 아름답고 밝은 노래를 잘도 부르는데 제가 부르려는 노래는 다 청승맞게 생각되어지고 도대체 부를 노래가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용기를 내어 하기 싫은 밥짓듯이 '연인들의 이야기'나 ' 모닥불', '옛시인의 노래'등을 불러치우고나면 저 자신이 노래를 부르기 전보다 훨씬 못해진 것 같은 이물감과 자괴감이 들곤 합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는 노래 잘한다고 음악시간만 되면 선생님이 저에게노래를 시키기도 하셨고 리더의 기질이 있어서 마을 애들을 시냇가의 가래나무 아래로 모이라고 해서 스스로 MC가 되어 여름내내 노래를 시키고 저자신이 유행가부터 동요까지 아는 노래란 노래는 모두 부르면서 자랐습니다. 이 노래의 물결이 고3까지 이어졌었지요.

 

  그런데!!!

부모님 품을 떠나 대학에 진학하고 취직을 하고 객지로 객지로 떠돌면서 저는 언제부턴가 노래를 잃었습니다. 그래도 부모님 품에 있을 때가 심리적으로 안정이 되었다는 반증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 잃었던 노래를 찾는데는 자그마치 10년이 걸렸습니다.

  예수님을 영접하고 찬송을 부르면서 노래를 다시 찾았는데 이상하게 박치(박자를 제대로 못 맞춤)가 되어져 있었습니다.

 

  이제 노래방에 가면 양희은의 '아름다운 것들'을 불러야지 하고 다짐해 봅니다. 청승맞지도 않고 느끼하지도 않고 저의 감정이 이입될 부분이 하나도 없는 순수시같은 노래니까 부르고 나도 이물감이나 자괴감 같은 것이 덜할 것 같기 때문이지요.

 

  양희은의 '아름다운 것들' 노래 가사를 음미해 봅니다.

 

 

꽃잎 끝에 달려있는 작은 이슬 방울들 

빗줄기 이들을 찾아와서  음~ 어데로 데려갈까~
바람아 너는 알고 있나 비야  네가 알고 있나 

무엇이 이 숲 속에서 음~ 이들을 데려갈까

 
엄마 잃고 다리도 없는 가엾은 작은 새-는- 

바람이 거세게 불어오-면 음- 어데로 가야할까-
바람아 너는 알고 있나 비-야  네가 알고 있나- 

무엇이 이-숲 속-에서 음- 이들을 데려갈까-


모두가 사라진  숲에는 나무들만- 남아있네-

때가 되면 이들도 사-라-져 음- 고요만이 남-겠네- 

바람아 너는 알고 있나 비-야  네가 알고 있나- 

무엇이 이-숲 속-에서 음- 이들을 데려갈까- 

바람아 너는 알고 있나 비-야  네가 알고 있나- 

무엇이 이-숲 속-에서 음- 이들을 데려갈까-

 

  아,아!! 그러나 이것도 아닙니다.

이슬, 나비, 새, 바람도 내마음이 즐겁지 않으면 무용지물이요, 거치는 것이 됩니다.

 

  요즘 저에게 있어 진실로 아름다운 것들을 소개합니다.

 

     1. 도울사람님의 이해와 사랑-내 인생의 멘토링

     2. 동역자가 다가와 나를 이해하기 시작함

     3. 부모형제들의 지지

     4. 직장동료들의 유대감

     5. 딸들의 배려

     6. 좋은 교회에 등록

     7. 동역자보다 더 좋은 웃어른들

 

    하하! 요즈음 여러분들에게 아름다운 사람들은 누구입니까?

 

    댓글 좀 두둑히 달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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