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가는 길
양평에 간다.
버스를 타고 간다,
운전기사 에스코트 마다하고
한여름 뙤약볕에
상봉 터미널로 향했다.
이만원의 무연 휘발유 대신
3500원어치 승차권을 끊으며
두 시간 동안의 자유를 산다.
버스에서 바라본 하늘에는
까치 한 쌍이 소근거리며 날아가고
수만의 물방울이 스크럼을 짜고 내달리는 한강에는
아침에 배달된 장문의 편지글이 두런두런 흘러간다.
스쳐 지나가는 시골 사람들의 얼굴에서
오랫동안 잊었던 어머니의 외로움이 보이고
누이들의 고단한 얼굴도 보인다.
양평 가는 길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양수리에서
두 강물이 합쳐지는 소리를 들으며
오랫동안 잊었던 나와 만난다.
2001. 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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