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풍경
낮 동안
세상에서 유영(遊泳)하던
고방오리떼, 청둥오리떼
노을과 함께 날아와
하루의
수고를 내려놓고
도란도란
행복을 쪼아먹는다.
중학생 딸애의
날개 돋친 영어 회화와
새 친구를 사귀었다는
막내의 향그런 숨소리가
가슴을 달그락거리면
저녁 산보(散步)에 대한
기대감으로
아빠는
오늘도 앞장을 서고
달빛 고운
느티나무 아래서
식구들이 건강한지
마음이 아프지는 않은지
사알짝
가슴들을 포옹해본다.
200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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