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화등선(羽化登仙)하여 하늘나라 가리라
블로그에 글을 쓰며
글이 내 속에서 실처럼 뽑혀져 나옴을 본다.
누에가 실을 뽑듯 글이 술술 나온다.
세상을 까맣게 몰랐던 애벌레땐 잠도 깊고 달았다.
숙명처럼 세상 풍습을 갉아먹고 세상 지식을 쏠아먹고
피푸른 누에로 성장했다.
누에는 완숙의 비단실로 노랗게 늙어갔지만
영장류인 나는 성숙의 실 한오라기 없이 어른이 되었다.
누에는 태어난 지 달포만에 우화등선(羽化登仙) 하였건만
이몸은 오십을 바라보고 나서야 고인 글을 뽑는다.
글의 집을 짓고 번데기가 되리라.
우화등선(羽化登仙)하여 하늘나라 가리라
*우화등선
羽 : 깃 우
化 : 될 화
登 : 오를 등
仙 : 신선 선
우화(羽化)는 원래 번데기가 날개 달린 나방으로 변하는 것을 말하는데, 번잡한 세상 일에서
떠나 즐겁게 지내는 상태를 비유하는 말
소동파(蘇東坡)의 《적벽부(赤壁賦)》 중 <전(前)적벽부>에 “훌쩍 세상을 버리고 홀몸이 되어 날개를 달고 신선이 되어 하늘로
오르는 것만 같다(飄飄乎如遺世獨立 羽化而登仙)”에서 비롯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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