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의 언덕>/여유

하나씩 놓아주기

소망의 언덕 2006. 9. 28. 11:43

  매우 바쁘고 힘든 나날을 보냈습니다.

  조그만 체구에 맡겨진 일들이 너무 많고 버거워서 새벽부터 밤중까지 해야할 일들이 번호표를 뽑고 저를 초조하게 기다리는 나날을 보냈습니다. 오래된 몸의 기관들이 자기를 보살펴 달라고 아우성 치는 것을 달래가며 한걸음 한걸음내디뎌왔습니다. 출근한 지 두어시간이 지나면 밤에 충전된 에너지가 고갈되어 빨간불이 켜지는데...

 

  이러다가 부지불식간에 주님 앞에 불려가는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유비무환이라고 주님앞에 섰을 때를 대비하여 천국입성 가상 시나리오를 쓰고 손수 출연해 보았습니다.

 

주님: 얘야, 왜 벌써왔니?

나: 모르겠어요. 너무 피곤하고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는데...

주님: 무슨 일로 바쁘고 피곤했느냐?

나: 먹고 살기위해 생업에 종사하고 살림하고 자녀들 보살피는 일이 힘들고 피곤하였습니다.

주님: 독수리 날개치며 올라감같은 성령충만함은 받았느냐?

나: 그런 때도 있었지만 아닐 때에는 죽을 것 같이 힘든 날의 연속이었습니다.

주님: 후회없이 살았느냐?

나: 아닙니다. 이루어 놓은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주님: 무슨 일이 가장 후회되느냐?

나: 자녀를 신앙으로 키우지 못한 것입니다.

주님: 왜 못했느냐?

나: (한참을 생각하고 나서)......입이 열개라도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주님: 누구를 사랑하다 왔느냐?

나: 글쎄요.

주님: 나랑 동행하며 살았느냐?

나: 때때로, 경우에 따라서...

주님: 왜 믿음이 고루지 않았느냐?

나: (한참을 자문자답하고 나서) ......입이 백개라도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가상 시나리오의 결론은 지금 소천하면 주님께 드릴 말씀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땅에 오래 살면서 주님과 대면할 때 주님의 말씀이 질문형이 아닌 칭찬형으로 바뀌도록 목적있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이 땅에서의 사명을 위해 몸이 지치지 않도록 불필요한 것들을 과감하게 하나씩 내려놓고자 합니다.

 

<내려놓을 것들>

 

1. 퇴근후 옷도 안벗고 지친 몸으로 다 큰 애들 밥차려주는 버릇: 배고픈 사람이 차려먹는 것은 당연하다. 오히려 자기 입맛대로 차려 먹으리라...^^**

2. 공부하라고 잔소리 하는 버릇: 거꾸로 공부하지 말라고 한다. 그러면 청개구리처럼 오히려 공부를 더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3.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 일을 맡기는 것도 능력이다. 단 기분 좋게 일할 수 있도록 상대방이 늘 고마운 존재라는 것을 말해준다.

4. 지나친 절약정신: 가끔 가족들에게  최고의 대접을 해주자.

5. 나에 대한 인색함: 나에게 투자하자. 아까워서 못했던 것들을 과감하게 해주자.

 

<놓아줄 것들>

 

1. 자녀: 자녀가 내 거냐? 제인생 제가 산다. 내자녀들은 나보다 훨씬 더 똑똑하다.

2. 남편: 내가 죽으면 자식들의 유일한 울타리다. 오래오래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사시고 새장가 가는 것도 당연하죠...

3. 사명에 대한 부담감: '이제껏 한 것도 잘 한거다.'라고 자위한다.

 

호호...이렇게 살면 빨간 불이 덜 켜지려나.....

'&lt;소망의 언덕&gt; > 여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실한 사람(2)  (0) 2006.10.15
진실한 사람(1)  (0) 2006.10.14
우울이냐, 분노냐?  (0) 2006.09.05
수수께끼 다 맞추시면 저녁 사드립니다.^^***  (0) 2006.08.11
잠 못드는 밤  (0) 2006.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