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의 언덕>/묵상글

용기와 두려움

소망의 언덕 2006. 8. 6. 15:27

  평생을 영웅으로 존경과 추앙을 받던 다윗왕이 노년에 이르러 차마 입에 담기 힘든 몹쓸 짓을 당하였으니 맏아들 압살롬이 자신의 추종 세력과 일부 백성들을 선동하여 다윗의 왕위를 찬탈하려한 반역 사건이 그것이다.

 

  그가 몇 백 명이나 되는 반란군에 �기면서 목숨이 경각에 달했을 때 드린 기도(시편 3편)를 묵상해 본다.

 

  "여호와여, 나의 대적이 어찌 그리 많은지요.

일어나 나를 치는 자가 많소이다.
  많은 사람이 있어 나를 가리켜 말하기를 저는 하나님께 도움을 얻지 못한다 하나이다.
  여호와여 주는 나의 방패시요, 나의 영광이시요, 나의 머리를 드시는 자니이다.
  내가 나의 목소리로 여호와께 부르짖으니, 그 성산에서 응답하시는도다.
내가 누워 자고 깨었으니 여호와께서 나를 붙드심이로다.
  천만 인이 나를 둘러치려 하여도 나는 두려워 아니하리이다. 여호와여, 일어나소서. 나의 하나님이여, 나를 구원하소서.
주께서 나의 모든 원수의 뺨을 치시며 악인의 이를 꺾으셨나이다.
  구원은 여호와께 있사오니 주의 복을 주의 백성에게 내리소서."

 

  아들이 왕좌를 탐내어 아비를 죽이려고 �아온다. 아비는 혼비백산해서 얼이 빠지고 치가 떨리고 하늘이 노랄 것이다.

 

  이 때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네가 애비한테 이럴 수 있냐?"

며 분노와 두려움의 포로가 되어 벌벌 떨다가 반란군의 칼날에 죽을 수도 있고 아비와 아들의 관계를 떠나 정적으로 간주하고 용감하게 진압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윗은 압살롬의 아비였던지라 선뜻 후자의 방법을 선택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다윗은 이 다급한 상황에서 우선 도망치면서 하나님께 기도하되 솔직하고 용감하게 기도했다.

 

   "하나님, 다른 사람도 아닌 아들이 반란을 일으켜서 수치스럽고 챙피하여 백성들 볼 낯이 없습니다.

    아들과 저 반란군들이 벌떼같이 저를 둘러싸고 죽이려 합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손수 저의 방패가 되셔서 저를 지켜주실 것을 알기에 두렵지 않습니다.

    하나님, 보좌에서 일어나셔서 저들의 뺨을 때리시고 이빨을 부러뜨려 주소서. 다시금 백성들앞에 제가 낯을 들고 설 수 있게 이 환난에서 속히 구해주시옵소서."

 

  압살롬으로 하여금 심복 아히도벨의 치밀한 계략보다 후새의 모략을 택하게 하고, 작전상 거짓 투항한 후새의 마음을 움직여 다윗의 목숨을 구한 이는 누구인가?  다윗을 구하려는 하나님의 손은 압살롬과 후새에게 동시에 작용했다.

 

  아비의 후궁들과 압살롬을 동침시키는 등 악한 모략으로 다윗을 죽이려던 아히도벨은 반란군의 계략이 실패하는 것을 보고 목매달아 자살했고 압살롬은 상수리 나무에 머리가 걸려 요압의 창에 심장이 찔리는 어이없는 죽음을 당했다.

 

  이렇게 하나님은 의인 다윗에게 대적하는 악인들의 뺨을 때리고 이빨을 부러뜨리셨다. 골육상쟁의 대단히 비극적인 상황에서 어쩌면 매우 희극적으로 다윗의 원수들을 꺾어버리셨다. 

 

  아비 다윗의 아픔과 인격을 생각하신 하나님은 압살롬을 직접살해가 아닌 간접 사고의 방법으로 그의 목숨을 거두어 가셨다. 다윗에게 아들 죽인 아비라는 손가락질을 면하게 하시려는 듯...

  동시에 반역을 행한 아들이지만 골육의 죽음앞에 가슴을 치고 식음을 전폐할 아비의 심정을 생각하신 것 같다.

 

  물맷돌로 골리앗을 쓰러뜨릴 때부터 숱한 전쟁의 영웅으로 용맹을 떨친 다윗은 하나님과 1:1로 대면하는 기도에 있어서도 매우 용기있는 자였다고 할 수 있겠다.